전재 280곳, 방문 4
내가 쓰려고 만든 제품을, 올 연말까지 사람들에게 알려 보기로 했다 — 첫 번째 기록
Stacktube는 원래 나 한 사람을 위해 만든 도구다.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 새 영상이 올라오면, 그 내용이 노트가 되어 내 Obsidian에 쌓인다. 그뿐이다. 나는 그게 필요했고, 그래서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질문이 하나 생겼다. 내가 쓰는 물건을 남도 쓸 수 있게 만들면, 그건 어떤 물건이 될까. 쓰는 것과 파는 것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차이를 직접 겪어 보고 싶었다. 내 손으로 만들어 가면서.
고백하자면 이건 내가 책에 쓴 순서와 반대다. 『비개발자의 항해일지』에서 나는 무엇을 만들지 먼저 찾아야 한다고 썼다. 그런데 나는 이미 다 만든 것을 들고, 그다음에야 사람을 찾으러 나섰다.
그 흔적은 관리자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다. Stacktube의 관리자 페이지는 운영을 위해 설계된 화면이 아니다. 내가 매일 쓰는 화면 위에 관리 기능 몇 개가 얹혀 있을 뿐이다. 가게라기보다는, 손님이 드나들기 시작한 내 방에 가깝다.
개발이 끝났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쓰려고 만든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는 건, 수요가 있는 시장에 들어가는 일이 아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는 일이다. 같은 것에 관심을 두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
언스택드(unstackd)라는 작업실도 그 자리에서 시작했다. 아주 개인적인 프로젝트들을 모아 두는 곳. 하지만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어떨까. 그건 그것대로 독특한 기분이겠지만, 동시에 누구의 공감도 받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생각은 서로를 조금씩 밀어내며 한동안 내 머릿속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부모님은 셈에 넣지 않기로 한다. 부모란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실험을 하기로 했다.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완성은 된 제품이 하나 있다. 이걸 올 연말까지 사람들에게 알리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이 로그는 그 첫 번째 기록이다.
첫 주에 보도자료를 두 개 냈다. 화요일 밤에 영어로, 수요일 아침에 일본어로. 영어 쪽은 배포사 리포트 기준으로 약 280곳에 실렸다. 그리고 두 보도자료를 거쳐 사이트까지 온 방문으로 기록된 건, 모두 합쳐 네 번이었다.
네 번. 처음엔 그 숫자를 그냥 받아들였다. 그런데 며칠 뒤에 알게 됐다. 방문을 세는 장치가 절반만 켜져 있었다. 일부 페이지에서만 기록이 찍혔고, 갤러리나 체험 페이지로 곧장 들어온 사람은 세지 못했다. 금요일 오전에 고쳤다. 하지만 지나간 이틀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를 정했다. 그 이틀의 숫자는 이후의 숫자와 비교하지 않는다. 기록은 9월 18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네 번은 틀린 숫자가 아니다. 제대로 세지 못한 숫자다. 그렇게 남겨 둔다.
마지막으로 규칙 하나를 적어 둔다. 이 기록에 답해 준 사람은 12월에 나올 책에 이름이 실린다. 원한다면.
다음 기록에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낸 메일들이 어디로 갔는지를 적을 생각이다.